2025 KIAD Intensive Major Course

Suspended Silence

김유진 Architecture Interior

Suspended Silence

폭발의 끝, 공중에 머문 정적의 순간

김유진 KIM YU JINuzynkeem@gmail.com

BUILDNER ARCHITECTURE COMPETITION : THE LAST NUCLEAR BOMB MEMORIAL

모든 것이 멈춘 그 1초 후, 공기는 시간처럼 느리게 가라앉고, 빛은 공간 위에 정착한다. 이곳은 ‘사라진 순간’을 기념하는, 소리 없는 무게의 장소이다.

이 메모리얼은 버섯구름의 폭발적 형상을 직접 재현하지 않는 대신, 그 안에 내재한 ‘에너지의 순환’과 ‘기억의 전환’을 희망적인 움직임으로 치환한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네바다 핵실험지는 거대한 상처의 지도처럼 보인다. 무수히 찍힌 크레이터들은 마치 시간의 흔적이 응축된 점들이며, 인간이 스스로 남긴 가장 극단적인 흔적이다.

각 크레이터의 중심에는 각각의 기구가 존재한다. 기구는 공중을 부유하며 하늘과 땅, 폭발과 회복, 파괴와 치유를 잇는 매개체가 되고, 이 상승의 경험은 마치 과거의 폭발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정화의 여정이다. 가장 높은 지점에 이르면, 멀리 펼쳐진 다른 핵실험장의 흔적까지 조망할 수 있는 전망 공간이 열린다. 이 지점을 마주한 관람자는 과학의 이름으로 행해진 실험의 무게를 자각하고, 파괴가 만든 광대한 공허 속에서 평화의 미래를 다시 상상하게 된다. 사막의 크레이터들은 경고이자 교훈이며 동시에 거대한 지형 예술로서 핵의 실체를 직면하게 하는 교육적 공간이다.

폭발의 기억은 ‘핵 위협 없는 세상’에 대한 열망으로 희망적으로 재해석되고, 마침내 하늘과 땅을 잇는 하나의 깊은 호흡으로 완성된다.

Panel

32nd Graduation Exhibition, Interior Architectural Design, Kaywon University of Art & Design, 2025